*이 글은 책의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상해 보자, 구독자님이 여행을 가기 위해 공항에 있는데 어떤 남자가 다가오는 거야. 그러면서 말을 건네는데 정말 구독자님에게는 전혀 관심 없는 내용을 계속 말하는 거지. 어때, 짜증 날 것 같지 않아😫? 이럴 때 어떻게 반응할 것 같아? 말을 무시할 수도 있고, 화를 낼 수도 있을 거야. 혹은 그저 웃으며 넘길 수도 있지.
사실 이 상황은 <적의 화장법>이라는 책의 내용이야. 제롬이라는 남자에게 텍셀이라는 남자가 계속해서 관심도 없는 이야기를 하며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거지. 하지만 제롬이 텍셀과 계속 이야기하다 보니 놀라운 사실이 밝혀져. 알고 보니 텍셀은 제롬의 또 다른 자아였던 거야! 제롬이 숨기고 싶어 하던 행동이 있었는데, 이를 제롬 안의 또 다른 자아인 텍셀이 나와 마치 남의 이야기인 척 스스로에게 말했던 거지. 여기까지 들으면 정말 소설이네, 싶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읽으면서 방어기제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방어기제가 뭐냐구?
방어기제가 뭐야?
방어기제란 불쾌한 상황에 대해 대처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태도를 말해. 방어기제라는 단어만 얼핏 들으면 단어가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 사람은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갈등 상황에 마주하기 마련이고, 그럴 때 오히려 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한다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 반대로 성숙하지 못한 방어기제를 사용한다면 스스로를 더욱 힘들게 만들 수 있으니, 어떤 방어기제를 사용하는지가 중요하겠지? 방어기제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으니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해봐!
드러난 내부의 적
다시 책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제롬이 겪은 일을 방어기제를 통해 설명할 수 있을까? 우선 제롬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회피하고 싶어했어. 그렇기 때문에 불편한 현실을 부정*하려고 했을 테지만, 이 일을 언제까지고 숨겨두기에는 감정적으로 버틸 수 없었겠지. 그래서 해리** 반응으로 제롬의 죄의식이 텍셀이라는 인물로서 등장해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하듯 제롬에게 말을 걸었던 거야. 스스로 숨기고 싶었던 사실에 대한 고발을 한 것이지. 결국 텍셀은 제롬이 '화장'하듯이 감추고 싶어하던 내용을 마주하게 만드는 '적'이었던 셈이야.
결국 제롬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비참한 결말을 맞게 돼. 소설이지만 불쾌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런 점에서 나는 스트레스를 운동 같은 취미로 승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구독자님은 어떤지 같이 얘기해줄래? 우리 함께 불편한 상황에 건강하게 맞서보자!
부정* :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외부의 실재나 사건을 아예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
해리** :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의 성격의 일부가 본인의 지배를 벗어나 하나의 독립된 성격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