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 관심이 있다거나, 심리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이런 말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야.

👥 내가 지금 무슨 생각 하는지 맞혀 봐!

틈틈이들은 뭐라고 대답했었어? 나는 항상 심리학은 독심술이 아니라며 그런 건 나도 모른다고 대꾸했던 것 같아😎. 하지만 정말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싶겠지만, 최근 인지신경과학의 성장과 뇌 연구 방법의 발전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미래가 조금은 가까워지게 되었어.

뇌의 활동을 해석할 수 있다고?

사람의 뇌에서는 뉴런이라는 신경 세포가 서로 전기 신호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전달해. 그럼 뉴런이 모여 있는 뇌의 어떤 특정 영역이 정보를 많이 주고받아서 활성화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뉴런도 결국은 세포니까, 일을 하려면 산소가 필요하겠지? 따라서 그 영역에는 산소가 많이 공급될 것이고, 이를 감지하여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이미지로 구현해 내는 기술이 바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이야. 다시 말해서, fMRI로 얻은 뇌 영상을 보면, 뇌의 어떤 영역이 현재 활성화를 보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거지.

최근에는 뇌의 한 영역을 통으로 묶어 그 영역 전체적 활성화 정도를 분석하는 방법 말고, 활성화 패턴을 분석하는 방법 또한 활용되고 있어.

❓ 활성화 정도 vs. 활성화 패턴 두 개념이 헷갈리지? fMRI로 얻은 뇌 영상을 보면, 마치 사진이 여러 픽셀로 이루어진 것처럼 뇌 영상도 자잘한 네모 칸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리고 이 네모 칸 안에는 수많은 뉴런이 들어가 있으니까, 네모 칸마다 다른 정도의 활성화를 보이겠지? 예를 들어 뇌의 A 영역 안에 포함된 네모 칸 10개가 있다고 해 보자. 활성화 정도를 본다는 건, 네모 칸 10개의 활성화 정도를 평균 내서 하나의 값을 얻는다는 거야. 반면 활성화 패턴을 본다는 건, 네모 1부터 네모 10까지 각각 다른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것을 하나의 ‘패턴’으로 보고, 10개의 값이 집합처럼 하나의 결괏값을 구성하는 거야.

예를 들어, 기존의 분석대로라면 ‘신발’이라는 물체를 사람에게 보여 줬을 때 시각 영역이 전반적으로 활성화된다는 점을 알 수 있겠지. 하지만 패턴 분석 방법을 활용하면, 신발이라는 대상에 대한 뇌의 활성화 패턴을 알 수 있어. 그리고 이 패턴은 ‘연필’에 대한 패턴과는 분명히 다를 테니, 데이터를 반복하여 수집하면 뇌 활성화 패턴만 보고도 이게 연필에 대한 패턴인지, 신발에 대한 패턴인지 알 수 있겠지? 이처럼 신경 세포의 활성화 패턴을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을 신경 해석(neural decoding)이라고 해. 신경 세포의 발화 패턴을 일종의 암호처럼 생각하여 그것을 우리가 아는 실제 대상으로 해석해 낸다는 거지.

꿈이라는 마음 들여다보기

그럼, 이 패턴 기반의 연구 방법을 어떻게 마음 들여다보기에 적용한다는 걸까? 이 연구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어. 첫 번째로, 연구자들은 피험자들이 자는 동안 그들의 뇌 영상을 촬영하고, 꿈을 꿀 때마다 깨워서 꿈에서 본 내용을 말로 보고하도록 했어. 그런 다음, 사람들에게 여러 자연 사진을 보여 주고 얻은 뇌 영상을 가지고 신경 해석기를 만들었지. 이 신경 해석기는 각 사진에 대한 뇌 활성화 패턴을 학습하여, 주어진 활성화 패턴에 대해 어떤 사진이 이 패턴의 주인인지를 알아맞힐 수 있도록 설계되었어. 그리고 피험자들이 자는 동안 촬영한 영상을 신경 해석기에 넣었더니, 신경 해석기가 유의미한 확률로 패턴의 주인을 알아맞힐 수 있었어. 다시 말해서, 뇌의 활동을 통해 우리가 보고 있거나 상상하고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 알아맞힐 수 있다는 이야기지. 신기하지 않아? 이를 확장해 보면 결국 나의 뇌가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보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른 사람이 알 수도 있다는 거야.

오늘 사이월드는 조금 어려웠지? 하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을 읽는 것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틈틈이들과 꼭 공유하고 싶어 신경 해석이라는 기술을 소개해 봤어!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사는 대학생 일쭈고입니다. 최근 나를 남에게 맞추려고만 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여러분과 이 생각을 나누고 싶어서 편지를 씁니다. 대학교에 들어오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이런 좋은 인연들을 유지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어요. 그저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상대에 나를 맞추려고만 했었습니다. 그게 좋은 자세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과 보낸 시간을 돌이켜보며 깨달았어요. 서로를 위해 한 행동이었는데, 그런 시간을 보낸 후면 즐거운 것이 아니라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관계는 상호작용의 연속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았습니다. 상대와 모든 것이 잘 맞을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진짜 좋은 관계가 되는 거였어요. 나는 바늘이고 너는 실이라는 걸 알아야 진정한 이해가 성립되는 거였죠. 나 자신부터 행복해야 더 즐겁다는 걸 여러분도 느끼길 바라요. 나의 인간관계에서는 언제나 내가 먼저니까요!"

혹시 이번 주 주말에 뭐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심리 추리 연극을 보는 것은 어때? 쉬어매드니스는 무려 2015년부터 지금까지 하는 연극이야. 아주 오래된 연극인데도 최신 유행에 따라 대본 내용을 유연하게 바꾸기 때문에, 나는 지금까지 4번을 봤는데도 지루하지 않고 또 보고 싶은 연극이야. 무엇보다 이 연극의 매력은 관객이 직접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추리하고, 범인을 지목할 수 있는 ‘관객참여형’이라는데 있어! 그렇기 때문에 연극마다 결말이 달라. 참고로 난 아직도 조호진과 한보현 캐릭터가 범인이었던 편은 보지 못했어🤔. 틈틈이들 중에서 이 두 캐릭터의 결말을 보게 된다면 나에게 다녀와서 꼭 알려줘, 기다릴게!